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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오전 1:14:50 입력 뉴스 > 사회생활

서울에도 첨성대가 있다? 현대사옥 앞 돌기둥의 정체



관상감 관천대

관상감 관천대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22) 관상감 관천대

 

안국역에서 내려서 창덕궁 방향으로 걸어 가다보면 현대 계동사옥과 만나게 된다. 원래 이곳은 1906년 세워진 휘문고등학교 자리였다. 1978년, 휘문고등학교가 강남으로 이전하고 1983년에 현대 계동사옥이 지어진 것이다.

 

이곳은 현대 그룹의 역사와 함께 했으며, 나아가 경제 발전기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곳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 건물도 역사적인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계동사옥은 아주 오래된 유물을 품고 있다. 주차장 한쪽에 자리 잡은 관상감의 관천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관상감은 천문현상을 관측하는 관청으로 세조 때 설치되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이전부터 존재했던 서운관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경주의 대표적인 유물이 첨성대이고 고려의 궁궐인 만월대에도 첨성대가 존재했다.

 

이렇듯 과거 왕조국가들은 천문 현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은 군주가 하늘을 대신해서 백성들을 지배한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하늘의 대리인이었기 때문에 그곳의 현상을 잘 이해하고 설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일기예보가 없고, 오직 노인의 무릎에만 의존하던 시대라 하늘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하늘에서 벌어진 현상을 파악하고 미리 예측하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신라와 고려는 궁궐 근처에 첨성대를 세워서 하늘을 관찰했다.

 

조선 역시 관천대를 만들고, 간의라는 천체관측 기구를 설치해서 별자리의 움직임과 일식 등의 현상을 살폈다. 세종대왕 때 경복궁 안에 대간의를 설치할 관천대를 만든다.

 

그리고 별도로 소간의를 설치할 관천대 두 개를 경복궁의 천추전과 광화방에 세운다. 궁궐이 아닌 광화방에 설치한 이유는 여기에 천문 현상을 관측하는 서운관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천대의 모양은 간소하다.

 

큰 돌을 차곡차곡 쌓은 다음에 제일 위는 돌로 난간을 둘렀다. 가로 세로 모두 3미터가 넘지 않고, 높이도 4미터 남짓이라 그렇게 크거나 높게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위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있었고, 꼭대기에는 세종대왕 때 장영실이 만든 소간의라는 천체 관측기구를 설치한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계동사옥을 짓느라 위치를 옮기면서 돌계단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아울러 소간의 모형이라도 올려놔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곳에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어땠을까는 마음도 든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매주 월요일(발행일 기준) ‘서울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정명섭 소설가가 서울 구석구석 숨어 있거나, 스쳐 지나치기 쉬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보물 같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명섭은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며 역사소설과 인문서 등을 쓰고 있으며, <일제의 흔적을 걷다>라는 답사 관련 인문서를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정명섭 소설가

 

편집국(sdm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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