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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0 오후 5:46:39 입력 뉴스 > 기자탐방

우리가 몰랐던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기록, 기억’



다양한 기록물과 증언들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전시 ‘기록, 기억’이 3월 20일까지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다

다양한 기록물과 증언들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전시 ‘기록, 기억’이 3월 20일까지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다

 

전쟁의 희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곁에는 아직 아픈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온 여성들이 존재한다.

 

바로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아픈 역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온 위안부 소녀들은 이제 할머니가 됐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피해자인 채로 남겨졌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이 못다한 이야기는 또 무엇일까.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그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찾아낸 사진, 영상 등의 기록물과 생존자들의 기억으로 전하는 피해여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이 3.1절 100주년을 맞아 지난 25일부터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렸다.

 

 

‘기록, 기억’ 전시 장소인 ‘서울도시건축센터’

‘기록, 기억’ 전시 장소인 ‘서울도시건축센터’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1932~1945) 사이 아시아·태평양 모든 지역에 일본군 위안소를 설치했다.

 

위안부로 끌려간 많은 여성들이 전쟁터에서 사망했지만, 전쟁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여성들의 이야기는 거의 반세기가 지나서야 세상에 드러났다. 하지만, 살아남은 그 누구도 공감이나 위로를 받지 못한 채 삶을 이어갔다. 서글픈 일이다.

 

이번 전시회는 ‘전쟁 성노예’라는 사실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역사의 흐름 속 개인의 삶을 조명했다. 어떻게 살았으며 어느 지역으로 끌려가 어떻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는지, 혹은 미처 귀환하지 못한 삶은 어떠했는지를 말이다.

 

28일 열린 전시 개관식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의 귀환 경로에 배와 기차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며 넋이라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지역의 네 가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지역의 네 가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회는 피해자들이 끌려간 ▲미얀마(옛 버마) 미치나, ▲중국 텅충 및 송산, ▲중부태평양 축섬(트럭섬), ▲오키나와 네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미치나의 조선인 위안부’ 관은 버마 북부의 작은 도시 미치나에서 성노예 생활을 하다 연합군의 포로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버마는 당시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고 수많은 위안소가 들어선 곳이었다.

 

조선 각지에서 이곳으로 끌려간 많은 조선인 성노예 피해자 중 일부는 일본이 전쟁에서 패할 때까지 방치되었다가 연합군에 붙잡혔다. 연합군은 이들의 존재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심문했지만 그렇게 기록된 피해자 중 목소리를 낸 증언자는 없다.

 

미국 국립 문서기록관리청에서 찾아낸 사진과 문서에는 이 여성들의 당시 모습과 삶에 대한 기록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텅충·송산 전투와 위안부’ 관은 버마와의 접경지인 중국 윈낭성 송산과 텅충의 전장에서 살아갔던 위안부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전장에서 살아갔던 성노예 피해자들의 삶을 생존자 박영심의 증언으로 조명했다.

 

연합군과 일본군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최전선에서 많은 위안부들이 사망했고, 탈출하거나 살아남은 연합군에게 구출되었다. 이곳의 생존자 박영심은 힘겨운 증언을 통해 전장 속 여성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다.

 

 

‘트럭섬’ 사진이 말을 걸다 : 이복순과 축섬의 조선인 ‘위안부’ 관 입구

‘트럭섬’ 사진이 말을 걸다 : 이복순과 축섬의 조선인 ‘위안부’ 관 입구

 

‘트럭섬 사진이 말을 걸다 : 이복순과 축섬의 조선인 위안부’ 관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 중부태평양 축섬에서 성노예 생활을 강요받다 살아 돌아온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축섬에서 떠나는 배에 오른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명부, 그리고 승선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찍은 몇 장의 사진은 이복순 이라는 한 여성을 불러냈다.

 

이복순의 증언,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관련 문서들의 추적을 통해 흩어져 있던 기록들은 위안부 피해여성의 이야기로 복원되었다.

 

 

‘축섬 승선 민간인 명부(1946)’

‘축섬 승선 민간인 명부(1946)’

 

네 번째 ‘오키나와의 위안부와 전쟁의 상흔’관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최초 증언자인 배봉기와 그를 기억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을 전시했다. 오키나와의 위안소에 끌려가 전투의 한 가운데에 던져진 배봉기는 전쟁이 끝나고도 그곳에 남았다.

 

아무것도 없던 그녀에게 남겨진 삶은 전쟁처럼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삶과 고통에 공명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이어 간 것은 제 2의 증언자가 된 오키나와의 주민들이었다.

 

 

‘기록, 기억’ 전시는 도슨트 운영 등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록, 기억’ 전시는 도슨트 운영 등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군 위안부였던 여성들의 삶과 고통에 귀 기울이고, 이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자 제2의 증언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번 전시에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오는 3월 9일 토요일에는 ‘희움일본군 위안부 역사관과 이복순 이야기’를, 3월 16일 토요일에는 오키나와의 위안부 그리고 배봉기 이야기가 2층 세미나실에서 이어진다.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기록은 피해자들의 증언, 그들의 삶과 마주친 다양한 이들의 기억과 증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도시건축센터에 전시된 위안부의 기록과 기억의 이야기를 ‘470번째’로 기억할 사람이었다.

 

역사는 아파도 결국 시간은 흘렀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남은 그 생생한 기록과 증언에 묵직한 숙연함을 담고 돌아와 생각했다. 어떻게 듣고, 무엇을 기억하고 또 누구에게 전할 것인가를 말이다.

 

 

■ 전시 ‘기록 기억 :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 전시 기간 : 2019년 2월 25일(월) – 3월 20일(수)
○ 관람 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휴관일 없음)
○ 관람료 : 무료
○ 전시 장소 : 서울도시건축센터 1층(서울시 종로구 송월길 2, 강북삼성병원 옆)
○ 도슨트 프로그램 : 평일 오후 2시 / 주말 오전 11시, 오후 4시
○ 전시 문의 : 02-2133-5057
○ 홈페이지 : 서울도시건축센터

 

 

시민기자 박은영

 

편집국(sdm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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